[이탈리아 알프스 여행] 돌로미티 트레킹 코스 완벽 가이드

이탈리아 북부에 자리한 돌로미티는 2023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 생애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트레킹 장소‘ 1위에 선정되었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매년 약 500만 명의 하이커들이 찾는 명소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돌로미티의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들을 난이도별로 소개하고, 돌로미티 여행에 있어 필요한 팁들을 공유드리겠습니다.

 

 

돌로미티 소개

돌로미티는 1억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석회암 산맥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북이탈리아 트렌티노-알토아디제와 베네토 지역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로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과 다양한 생태계로 유명합니다.

 

• 웅장한 산악 경관 - 날카롭게 솟은 봉우리, 석회암 절벽, 푸른 초원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풍부한 역사 - 제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역사적 배경
• 다양한 난이도의 트레일 - 초보자부터 전문 산악인까지 모두를 위한 수백 개의 트레일이 있습니다.
• 사계절의 매력 - 여름의 하이킹, 겨울의 스키, 봄의 야생화, 가을의 탄풍까지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돌로미티 트레킹 코스

하이킹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돌로미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코스들을 소개드리겠습니다.

1.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왕복 코스 (Tre Cime di Lavaredo Circuit)

• 길이 : 약 10km
• 소요시간 : 3~4시간
• 난이도 : 초급~중급
• 출발점 : Rifugio Auronzo
• 소개 : 돌로미티에서 가장 상징적인 세 개의 봉우리를 둘러보는 코스로, 완만한 경사와 길이 잘 되어 있어 초보자들도 가능한 코스입니다.

 

 

돌로미티를 처음 방문한다면 반드시 다녀와야 할 코스인데요. 특히 아침 일출 때 방문하면 바위가 붉게 물드는 ‘알펜글로우’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코스는 대부분 평탄하지만 중간중간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편안한 하이킹 신발은 필수입니다.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트레 치메를 감상할 수 있고, 중간중간 놓인 벤치에서 쉬어가며 풍경을 즐기기 좋습니다.

 

2. 알페 디 시우시 (Alpe di Siusi / Seiser Alm) 트레일

• 길이 : 5~15km 선택
• 소요시간 : 2~5시간
• 출발점 : Compaccio / Campatsch
• 소개 : 유럽 최대의 고산 목초지에서 펼쳐지는 완만한 하이킹 코스

“알프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곳으로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코스입니다. 넓은 초원 위로 Sassolungo와 Schlern의 웅장한 봉우리들이 솟아오른 풍경은 마치 동화 속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곳의 좋은 점은 체력과 시간에 맞춰 다양한 길이의 코스를 선택할수 있다는 것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작은 산장인 Rifugio Molignon까지 가는 코스를 추천드립니다. 그곳에서 애플 슈트루델과 함께 커피 한 잔 마시는 하이킹의 또 다른 즐거움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3. 라고 디 브라이에서 (Lago di Braies/ Pragser Wildsee) 둘레길

• 길이 : 약 4km
• 소요 시간 : 1.5~2시간
• 난이도 : 초급
• 출발점 : 브라이에스 호수 주차장
• 소개 : 에메랄드빛 호수를 둘러보는 평탄한 둘레길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천국에서 온 편지’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최근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아졌는데요. 호수의 맑은 물에 비치는 돌로미티의 봉우리들은 환상적인 풍경을 느끼게 해 줍니다.

둘레길은 매우 평탄해 하이킹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코스입니다. 호수 한 쪽에 위치한 보트 대여소에서는 전통 목조 보트를 빌려 호수에서 풍경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른 아침에 방문하시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급자를 위한 코스

약간의 하이킹 경험이 있는 트레커들에게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1. 세쿠에이 산장 트레일 (Seceda to Rifugio Firenze)

• 길이 : 약 13km
• 소요 시간 : 5~6시간
• 난이도 : 중급
• 출발점 : Seceda 리프트 상부
• 소개 : 날카로운 능선과 넓은 초원의 대비가 뛰어난 코스입니다.

세쿠에이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펼쳐지는 뾰족한 능선의 파노라마는 아마 돌로미티에서 가장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오는 풍경일 겁니다! 저도 이 풍경을 보고 넋을 잃을 정도였는데요.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코스는 능선을 따라 걷다가 푸에즈 산장인 Rifugio Pierez을 지나 피렌체 산장인 Rifugio Firenze까지 내려가는 루트입니다. 중간에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있으니 트레킹 폴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자꾸 멈춰 사진을 찍게 되니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출발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친퀘 토리 트레일 (Cinque Torri Circuit)

• 길이 : 약 8km
• 소요 시간 : 4~5시간
• 출발점 : 리후지오 친퀘 토리 (Rifugio Cinque Torri)
• 소개 : 독특한 암봉 지대와 제 1차 세계대전 유적지를 지나는 역사적인 코스입니다.

“다섯 개의 탑”이라는 뜻을 가진 친퀘 토리는 암벽등반가들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트레일을 걷다 보면 클라이머들이 수직 암벽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보실 수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오스티리아-헝가리 제국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잘 보존된 참호와 군사 시설들이 남아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트레킹 장소입니다.

 

3. 라고린 트레일 (Lagorai Trek)

• 길이 : 다양한 구간으로 구성 (일일 코스 10~20km)
• 소요 시간 : 각 구간 5~8시간
• 난이도 : 중급
• 출발점 : 파네베지오 (Paneveggio) 또는 테싱 (Tesino)
• 소개 : 상대적으로 한적한 트레일 코스로, 돌로미티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장소들이 북적이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다면, 라고린 트레일을 추천드립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조용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은 돌로미티의 다른 부분과는 지질학적으로 다른 특징을 볼 수 있는데요. 수많은 작은 호수들과 울창한 숲, 야생화가 가득한 초원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숙련자를 위한 트레킹

경험 많은 하이커들을 위한 장거리 트레킹 코스입니다.

1. 알타 비아 1번 (Alta Via 1)

• 길이 : 약 120km
• 소요 시간 : 10~12일
• 난이도 : 중상급
• 출발점 : 브라이에스 호수 (Lago di Braies)
• 종점 : 벨루노 (Belluno)
• 소개 : 돌로미티를 종단하는 클래식 장거리 트레일입니다.

 

돌로미티의 ‘하이 루트’ 중 가장 유명한 코스로, 보통 10~12일에 걸쳐 완주합니다. 코스를 따라 매일 산장에서 숙박하며 진행하게 되는데, 여름 성수기에는 최소 6개월 전부터 예약이 필요합니다. 특히 7월 중순부터 8월까지는 예약이 매우 어려우니 일찍 계획을 세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일부 구간의 철제 케이블을 이용한 등반 구간 등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코스인데요. 하지만 그만큼 돌로미티의 다양한 모습을 가장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2. 알타 비아 2번 (Alta Via 2)

• 길이 : 약 160km
• 소요 시간 : 13~14일
• 출발점 : 브레세노네 (Bressanone/Brixen)
• 종점 : 펠트레(Feltre)
• 소개 : ‘고봉들의 하이 루트’라고 불리는 기술적으로 더 도전적인 코스입니다.

알타 비아 1번보다 길이가 더 길고, 기술적으로도 더 어려운 구간이 많은 코스입니다. 특히 팔레 디 산 마르티노(Pale di San Martino)구간은 노출된 절벽 트레일과 비아 페타 (via ferrata, 철제 케이블이 설치된 등반로)가 있어 숙련된 경험자들만 이동 가능합니다.

고도가 높은 만큼 여름에도 급격한 기상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도 Marmolada, Civetta 등 돌로미티의 가장 아름다운 봉오리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잊지 못할 코스가 될 것입니다.

 

 

돌로미티 트레킹을 위한 팁

최적 방문 시기

• 여름(6월 말~9월 초) - 가장 인기 있는 시즌으로, 날씨가 안정적이고 모든 산장이 운영됩니다.
• 봄 (5월~6월 중순) - 야생화가 피고 관광객이 적지만, 고지대에는 여전히 눈이 남아 있는 시즌입니다.
• 가을(9월 중순~10월) - 단풍이 아름답고 한적한 트레일을 즐길 수 있으나, 일부 산장은 운영이 종료됩니다.
• 추천 시기 - 개인적으로는 9월 초를 가장 추천드립니다. 날씨가 안정적이고 여름 성수기보다는 사람이 적습니다!

숙박 옵션

• 라후지오 (Rifugio, 산장) - 트레일 중간에 위치한 산장으로, 침대와 식사가 제공됩니다.
• 알베르고 (Albergo) - 마을에 있는 호텔
• 게스트 하우스, B&B - 현지 가정집에서 운영하는 숙소로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캠핑 - 지정된 캠핑장에서만 가능하며, 야영은 대부분 금지됩니다.

산장 숙박은 돌로미티 트레킹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중 하나인데요.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서 맛보는 현지 요리와 산 위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예약이 필수이며, 개인 침낭(sleeping bag liner)을 지참해야 합니다.

필수 장비

• 하이킹 부츠 - 발목을 지지해주는 고품질 부츠가 필수
• 트레킹 폴 - 경사진 지형에서 무릎 보호에 큰 도움
• 레이어링 의류 -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 대비한 여려 겹의 옷
•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 - 고산지대는 자외선이 강함
• 물통 - 최소 1.5리터 이상의 물 지참

안전 정보

• 날씨 체크 - 산악 지대 날씨는 급변할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 필요합니다.
• 출발 전 등록 - 장거리 트레일 시작 전 선장이나 관광안내소에 계획 공유
• 지도와 GPS - 종이 지도와 함께 오프라인 지도 앱 필요
• 응급처치 키트 - 기본적인 응급 용품 필수
• 산악 보험 - 응급 구조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 가입

이탈리아 돌로미티는 단순한 트레킹 여행지를 넘어 하늘을 찌르는 듯한 뾰족한 봉우리, 에메랄드 빛 호수,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초보자부터 숙련된 하이커까지, 돌로미티는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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